2023 8 25 24() .

  • 기자, 자로슬라브 루키프
  • 기자, BBC News
  • 2023년 8월 2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브리고진에 대해 지난 24일(현지시간) “유능했으나 살면서 중대한 실수도 한” 인물이라고 언급했다.

프리고진이 전용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지 약 24시간 만에 침묵을 깨고 발언한 것이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전날인 23일 저녁 모스크바에서 북서쪽으로 향하다 비행기가 추락해 숨진 탑승자 10명의 유가족에게도 애도를 표했다.

그러면서도 프리고진의 사망 여부를 확실하게 밝히진 않았다.

사고 직후부터 지금껏 사고의 원인은 무엇인지, 승객 명단에 적힌대로 정말 프리고진이 타고 있었는지 등 각종 추측이 난무하다.

미 국방부 대변인은 24일 미국은 프리고진이 해당 사고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밝혔다.

추락 지점 근처 트베리 지역 주민들은 하늘에서 비행기가 떨어지기 전 펑 하는 큰 소리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러시아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기내에 몰래 폭탄이 실려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한다.

미 관료는 BBC의 미국 파트너인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 기내 폭발을 지목했다. 그러면서 비행기 폭발의 원인이 밝혀지진 않았으나, 폭탄 또한 가능성이 있는 의혹이라고 덧붙였다.

친 바그너 성향의 텔레그램 채널은 프리고진의 전용기가 러시아 대공 미사일에 의해 격추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확인되지 않은 주장으로, 24일 미 국방부는 이를 뒷받침할만한 정보가 없다고 설명했다.

사고 비행기가 이륙했던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의 지상직 근로자들을 대상으로도 조사가 이뤄지고 있으며, CCTV 영상도 확보된 상태다.

한편 ‘바그너 그룹’의 수장 프리고진은 한 때 푸틴에게 충성하던 인물로 유명했다.

그러나 2달 전 러시아에서 짧은 반란을 일으킨 이후 많은 관측통이 그를 “걸어 다니는 죽은 사람”이라 묘사하게 됐다.

실제로 러시아 크렘린궁은 비행기 추락 사고 이후 눈에 띄게 침묵했다. 다음날인 24일 오전, 푸틴 대통령은 남아프리카에서 개최된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영상 연설까지 했으나, 전 세계가 이야기하고 있는 비행기 사고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그러나 목요일 저녁 드디어 침묵이 깨졌다.

푸틴 대통령은 TV를 통해 “무엇보다도 유가족들에 가장 진심 어린 애도의 말을 전하고 싶다”면서 말을 꺼냈다.

그러면서 초기 정보에 따르면 “바그너 그룹 직원들”이 해당 비행기에 탑승하고 있었다고 시사했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이들은 우크라이나의 신나치 정권과 싸우는 우리의 공통된 목적에 무척이나 기여했다"면서 우크라이나 정부가 나치주의를 신봉한다는 거짓된 주장을 또 한 번 반복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적인 침공을 정당화하고자 사용한 구실이기도 하다.

또한 프리고진에 대해선 자신과는 90년대 초부터 알고 지냈으며, “복잡한 삶을 지닌 사람”이라고 묘사했다.

게다가 푸틴 대통령은 프리고진과 그 용병들, 특히 우크라이나에서 이들이 보여준 행동에 찬사를 보냈다.

“프리고진은 인생에서 중대한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몇 달간 내가 요청할 때마다 본인과 공익을 위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렇듯 프리고진을 과거 시제로 묘사하고,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긴 했으나, 푸틴 대통령은 프리고진의 사망 여부를 확실히 밝히진 않았다.

2달 전 프리고진이 부하들을 이끌고 반란을 일으켰을 때, 푸틴 대통령은 이들의 행동은 “배반”이며 “러시아의 등에 칼을 꽂는 행위”라고 비난한 바 있다. 이후 반란군의 행군은 수도에서 불과 200km 떨어진 지점에서 멈췄으나, 푸틴 대통령은 이들에 대한 처벌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후 바그너 용병에게 러시아 군에 흡수되거나, 이웃국인 벨라루스로 넘어가는 등의 선택권을 주며, 면책권을 부여하는 협상이 이뤄진 듯한 모습이었다.

이후 적어도 국제 사회의 시선에선 프리고진이 자유롭게 러시아 전역을 다니는 것처럼 보이면서 일반 러시아 국민들은 물론 전문가들까지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한편 프리고진과 날을 세웠던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러시아 법의학 전문가들이 사망자의 신원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고 보도됐으나, 푸틴 대통령은 유전자 검사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항공당국에 따르면 사고 비행기엔 ‘바그너 그룹’을 함께 설립한 것으로 알려진 드미트리 우트킨과 바그너의 재무 담당자였던 발레리 체칼로프도 탑승 중이었다고 한다.

승무원 3명을 포함해 탑승객 10명은 전원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ncG1vNJzZmivp6x7o67CZ5qopV%2BgvLOxwKdmmqqknrCtsdJomp1pY59%2Br8WUammo

 Share!